북한이 외국산 담배 수입 제한에 이어 신규 담배 생산도 금지하는 내용의 금연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해마다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이 같은 금연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안소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흡연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발표된 공식 통계가 있습니까?
기자) 2014년 12월 기준 세계보건기구 WHO가 발표한 수치가 가장 최신 통계입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43.9%에 달합니다. 성인 남성절반 정도가 흡연을 할 정도로 애연가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흡연율은 당시 조사 대상 아시아 18개국 가운데 10번 째로, 라오스가 65%로 가장 높았습니다. 인도네시아가 56.7%, 방글라데시와 중국이 각각 54.8%와 52.9%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북한 여성의 흡연율은 0%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근 금연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지요?
기자)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지난 2005년 4월 27일, WHO의 ‘담배통제기틀협약’에 가입한 북한은 이맘 때가 되면 주민들을 상대로 담배의 해독성을 강조합니다. 올해도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이번에는 ‘담배통제법’에 따라 금연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국산 담배 수입을 제한하고, 새로운 이름의 담배 생산을 승인하지 않는 것이 골자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활동이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우선 금연에 대한 상담을 해 주는 ‘금연연구보급소’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한방 성분의 금연보조제도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는 금연식품이라면서 ‘황경피너삼 음료’를 소개했고요. 앞서 지난 2017년 ‘세계 금연의 날’에는 피부에 붙여서 금연 효과를 낸다는 ‘니코틴 반창고’를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물고 있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매체에 자주 노출돼, 금연 홍보 노력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담배의 유해성,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만 그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의 올해 ‘세계 금연의 날’ 웹사이트를 보면, 4초 당 흡연자 한 명이 폐 질환으로 숨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7백만 명이 흡연으로, 또 1백만 명이 간접흡연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겁니다. WHO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2030년까지 8백만 명이 흡연과 관련해 목숨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담뱃값 인상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에서 담배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뉴욕인데요. 금연 인구를 늘리겠다며 최저 가격을 13달러로 올리고, 담배 판매업소도 절반으로 줄이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일부 시들은 여성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멘톨 등 향이 나는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고요, 라구나 시는 아예 도시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와이 주 의회는 100세 이상에게만 담배 구입을 허용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금연을 강제하는 조치입니다. 이처럼 미국은 각 주나 시에서 자체적으로 금연정책을 내놓으며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담배가 건강에 치명적인 걸 알면서도, 중독성 때문에 끊기는 쉽지 않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담배를 줄여나간다는 생각보다는 바로 끊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일단 주위에 금연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고요. 담배와 관련된 물건을 모두 정리하고,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손놀림 도구를 준비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또 직장이나 가정에서 자주 머무는 곳에 금연과 관련된 문구, 흡연경고 그림 등을 부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북한의 흡연 실태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안소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