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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생존권' 언급하는 북한..."제재 완화 요구 뚜렷"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노이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명길 당시 주베트남북한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노이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명길 당시 주베트남북한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12월 실무 회담’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근본적 해결책’ 없는 만남에는 흥미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미국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14일 미-북 실무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명의의 담화를 내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제3국을 통해 12월 중 협상을 제안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화 제의가 “미-북 간 만남을 연출하며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며, “그러한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 측에 이미 요구사항들을 명백히 밝힌 만큼, 이제는 미국이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며, 미국이 아직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돼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겁니다.

북한은 특히 미국이 협상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정세 변화에 따라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 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로 협상을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문제 해결의 가망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라도 미국과 마주 않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로 북한 측의 요구가 무엇인지 더욱 명확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한은 경제적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조치’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지금 북한이 필요한 것은 제재 완화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t’s consistent with what Foreign minister said right after the failure of the Hanoi talk. That they’re looking for specific sanctions relief.”

이번 담화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리용호 외무상이 제기했던 주장의 연장선이며, 북한은 구체적으로 제재 완화를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갈루치 전 사는 또 북한이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부차적인 일로 꼽은 건,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이번 담화는 북한이 보다 실질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So they are saying very clearly that they’re not interested in an end of the war declaration which previously had been their position, but they want something more tangible in reduction of the exercise. They think that they can make some real progress now in reducing the American role in South Korea.”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기존의 종전 선언 요구에서 입장을 바꿔, 미-한 연합군사훈련 축소 같은 보다 실질적인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미-한 안보협의회 참석차 서울로 가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미-한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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