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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정책 실패 인정해야 할 것”…“비핵화 협상 교착 타개 기회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회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회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언급하면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 협상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견해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야욕을 막았다는 주장은 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22일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트럼프 행정부가 정말로 북한의 핵 위협을 막으려 했다면 현재와는 다른 모습으로 대북정책을 취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공언한 대로 크리스마스 도발을 감행한다면 백악관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것은 북한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해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의 근간인 최대 압박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어떤 식으로든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생각은 불행히도 사실이 아니며, 북한의 불법적인 해상 원유 환적을 미 해군이 중간에서 저지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향해 실제 행동은 하지 않고 말만 늘어놓는 ‘수사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23일 트위터를 통해서도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것은 진짜 정책이 아닌 수사적인 것에 더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향한 북한의 위협은 임박했으며,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기술을 갖기 전에 좀더 효과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미-북 비핵화 협상은 어려울 것이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3년이 다 됐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과 같은 뚜렷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긍정적 해결의 가능성을 닫아버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부회장은 22일 ‘폭스 뉴스’ 기고문에서, 북한을 다루는 가장 나쁜 해법은 북한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모두 알고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현재 드러난 사실 외에 선입견이나 과거 행태 등 다른 요소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북한의 크리스마스 도발과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미국의 대응은 제재와 군사적 압박 강화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협상을 중단하면 미국은 최대 압박정책을 부활시킬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결정을 숙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탄핵 정국의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이용해 국내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소설같은 이야기라며 일축했습니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북한 문제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며, 이는 과거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미-북 양국 모두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를 타개할 진정한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며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핵 자산 신고를 시작으로 양측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단계적 이행 절차를 도입하는 등 완전한 비핵화 계획에 미국과 북한이 동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조건이 보장된다면 결국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고 북한은 세계 속에 정상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것이야말로 전 세계에 커다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카라파노 부회장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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