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VOA 뉴스] “종전선언 ‘무용론’…북한도 원치 않는 상징적 제스처”


[VOA 뉴스] “종전선언 ‘무용론’…북한도 원치 않는 상징적 제스처”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3:10 0:00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는 종전선언 카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비현실적 시도이자, 북한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징적 제스처라고 일축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의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대체하는 첫걸음 또는 중간단계로서의 효력이나 지위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쟁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선언이 아닌 복잡한 협상을 통한 합의이며, 이 과정에서 충족돼야 할 요건과 다양한 변수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시각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종전을 언급하고, 한국 여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종전선언이 다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교수는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성명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실제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사국들은 한국전 종전과 휴전협정을 평화체제, 조약으로 대체하는 협상을 위해 일하는 데 전념한다는 식의 성명이 나와야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인 가정이며 미국의 어떤 대통령도 북한 핵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그 같은 평화체제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역시 법적인 문제를 종전선언의 가장 명백한 한계로 꼽았습니다.

한국은 휴전협정 서명의 주체가 아니어서 엄밀히 말해 북한, 중국, 미국의 견해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전을 종식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설령 법적 걸림돌이 해소된다고 해도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로 인식되는 북핵 문제가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여전합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보다 넓은 포괄적 비핵화 대화의 일부분으로 종전선언과 같은 단계를 밟을 준비가 돼 있었을 뿐이라며, 종전선언 자체는 아무 의미 없는 종이 조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더 큰 과정으로부터 단절된 공허한 제스처일 뿐이며, 더 큰 과정은 평화조약 목표가 비핵화 합의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 화해와 체제 보장 신호로 거론됐던 종전선언과 같은 정치적 당근에 북한이 실제로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며, 북한은 그저 전략적 목적으로 종전선언을 이용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리스 전 실장은 한국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후한 경제적 혜택을 제공해왔다면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노력 역시 순전한 유화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분단의 종식은 북한 정권의 행동이 변하고, 정권 자체가 교체돼야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