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체사상을 옹호하던 학생운동가에서 북한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김영환 씨가 새로 펴낸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와 함께 책 내용을 이야기하는 공연을 열었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12년 중국에서 반북 활동을 하다 체포돼 100일 넘게 구금됐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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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듣기]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 출판기념 공연 열어
소위 주체사상을 지도이념과 행동지침으로 내세웠던 1980년대 주사파의 대부였던 김영환 씨. 북한인권 운동가로 전향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어왔는데요. 김영환 씨가 ‘다시 강철로 살아’라는 제목의 책을 내면서 이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공연을 열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김영환 씨를 만나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녹취: 김영환, 북한인권 활동가] “ 저는 김영환입니다. 저는 1980년대 한국 주사파 학생운동을 주도하다가 1991년에 북한을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서 김일성과 두 차례 만났고 그 과정에서 북한사회의 모순, 그리고 김일성과 북한 주체사상의 그런 모순점을 느끼게 되고 생각을 바꿔서 북한인권, 북한민주화 운동을 지난 15, 6년 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주사파 운동권이 돼 김일성을 만나 민혁당이라는 지하당을 만들었다가, 북한 체제의 모순을 깨닫게 돼 결국 자신의 노선을 완전히 바꾸게 된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녹취: 김영환, 북한인권 활동가] “ 일단 북한에서 김일성과 얘기를 해보니까 김일성이 주체사상의 기본 념이라든지 기본 논리구조 이런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김일성이 주체사상을 진심으로 이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주요 사상으로 내세운 게 아니고 절대적인 독재통치, 그것을 합리화하고 그 것을 치장하기 위한 장식물로 그걸 활용했을 뿐이다…”
이 책에는 14 년 간 중국에서 진행한 ‘북한민주화 운동’에 대한 내용과 경험도 담겨 있는데요, 김영환 씨는 지난 2012년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114일 간 모진 고문과 강제 구금을 당하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추방됐습니다.
[녹취: 김영환, 북한인권 활동가] “중국에서 저희들이 다양한 활동들을 했지만 특히 관심을 기울인 것이 북한에서 학생, 교원, 군인 아니면 국가관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중국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중국으로 나왔을 때, 이 사람들과 외부 토론을 통해서 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또 북한사회의 모순점에 대해서 깨닫게 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런 모순을 깨달은 사람들 중에서 진짜 북한 민주화를 위해서 뭔가 기여하겠다 라고 하는 그런 분들에게 여러 가지 다양한 지원을 해 주면서 북한 내부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그런 도움을 준 그런 활동이 중심이었습니다.”
[녹취: 현장음]
이번 행사에는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참석했는데요, 그 중에는 합창을 들려준 남북합창단 단원들도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녹취: 남북합창단] “남북합창단이라고 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 남한에서 각성을 하고자 노래하는 합창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평상시보다도 이렇게 공연을 하게 될 때 북한 상황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죠. 노래라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데, 저희가 이런 노래를 하게 되면서 저희 자신을 일깨운다고 해야될까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독자] “예를 들면 고문을 받으셨을 때, 고문을 받으셨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묘사들이 많이 돼 있잖아요. 실제 지지는 냄새가 났다든지 그리고 그 의자에 거의 서 있지도 못하고 누워있지도 못한 상태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조사 받고 그런 과정들이 그냥 상상만으로 했을 때는 다리가 퉁퉁 붓고 뭐 30일 동안 그렇게 했다는 게 사람으로서 상상이 안되고 가장 서민을 위하고 가장 민중을 위한 가장 낮은 곳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강조하셨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 거였던 거 같고, 그리고 우리 시대에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였을까를 생각했을 때 북한에서 핍박 받고 있는, 독재자 밑에서 핍박 받고 있는 민중들이 아닌가.”
[녹취: 독자] “쉽게 겪을 수도 없고 또 이런 고백을 하고 하는 것도 쉽게 선택할 수도 없는 거고, 또 이런 것들을 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묻을 수 있는 거고 또 여러 가지 사회의 분위기나 또 사회적 시선이나 이런 것들에 있어서 좀 편견이나 이런 것들도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정면으로 이렇게 개인적 신념 같은 게 확고하지 않은 사람은 확실하게 이렇게 보여주기가 좀 어렵잖아요.”
[녹취: 현장음]
이 책에는 중국에서의 활동을 비롯해 대북방송 송출 사업 등 김영환 씨의 여러 활동에 대해 적혀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북한민주화 운동을 하는 14 명의 수기도 포함돼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