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훌륭한 권리장전이 담긴 헌법이 있지만 모든 권력을 독점한 지도자에 의해 아무 쓸모 없는 종잇장이 돼 버렸다고 미 연방 대법관이 말했습니다. 헌법의 올바른 체계에 의해 정부 권력을 제한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독재자가 헌법 위에 군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닐 고서치 미 연방대법관은 지난 16일 보수 성향 법률가 단체인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가 주관한 미국변호사협회 강연에서 미국 헌법의 권리장전을 설명하며 북한을 예로 들었습니다.
[고서치 연방대법관] “Our Bill of Rights is pretty good but there are better ones and my favorite one is North Korea’s. It’s awesome. It guarantees all the rights of our Bill of Rights and then a whole bunch of free stuff, right? Medical care, education, and my personal favorite, the right to relaxation,”
고서치 대법관은 북한이 매우 훌륭한 권리장전을 갖고 있고, 무상 의료와 교육, 여가권 등을 모두 제공하고 있어 미국 헌법상의 권리장전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권력을 가진 극단적 지도자의 손에 있기 때문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서치 연방대법관] “Sounds pretty good right about now, but of course it’s not worth the paper because all power resides in one radical individual’s hands, right?”
권력이 한 명의 극단적인 개인의 손에 쥐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권리장전을 갖고 있어도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달리 미국은 헌법의 올바른 체계와 구조에 의해 정부 권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미국 헌법을 만든 제임스 매디슨 조차 처음에는 권리법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서치 대법관] “James Madison didn’t even think the Bill of Rights was necessary because the government’s power would be limited with the right “structure” of the U.S. Constitution.”
수정헌법 제1조부터 제10조까지를 이르는 미국의 권리장전은 연방정부의 권력을 제한해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것으로, 표현과 언론, 종교, 집회의 자유 보장 등 국민의 기본권리를 담고 있습니다.
고서치 대법관은 지난 2017년 상원의 대법관 인준청문회 때도 삼권분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헌법이 개인의 권리를 지키고 정부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 권리장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고서치 대법관 지명자] “We have the separation of powers between horizontally, vertically. But our founders were very suspicious and very jealous of their liberties. So they added the Bill of Rights, and they enumerated 10 of them, as you know, starting with the freedom of speech, freedom of religion.”
미국을 건국한 선조들은 항상 자유를 의심하고 갈망해 왔기 때문에 미국이 수평적, 수직적 삼권분립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권리장전을 추가해 시민의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등을 보장해왔다는 것입니다.
한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2017년 미 하원 청문회 증언에서 북한체제는 미국과 달리 헌법 위에 당과 수령이 군림하는 것이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The North Korea system is based on contradictions. For instance, the North Korean constitution allows the freedom of belief. But in North Korean society where the constitution does not prevail. The charter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and the teachings by Kim Jong-un prevails over the constitution.”
태 공사는 북한에서는 헌법이 모든 법의 기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수령의 교시와 노동당 규약 등이 헌법 위에 군림하며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서치 대법관은 이날 강연에서 공화국이란 시끌벅적해야 하며,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고, 다른 의견에 얼마나 귀기울일 줄 아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화국에는 관용 이상의 정신이 필요하며, 반대편도 나만큼 조국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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