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 91세 한국전 영웅에 ‘퍼플하트’ 수여 다각도 노력

민주당 톰 수오지 하원의원.

한국전쟁에서 치명적인 동상을 입은 91세 미군 참전용사가 ‘퍼플하트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미국 하원의원의 노력이 3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훈장 수여를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주당의 톰 수오지 하원의원이 3일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91세의 한국전 참전용사 제리 크레이머 씨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수오지 의원은 이날을 ‘제리 크레이머의 날’로 선포하며 크레이머 씨에게 연방의사당에 걸렸던 성조기와 그의 희생을 치하하는 의회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전쟁에서 숨지거나 부상 당한 미군에게 수여되는 ‘퍼플하트’ 훈장을 받지 못한 크레이머 씨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수오지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크레이머 씨에 대해 “전장에서 그가 보여준 용기와 국가, 가족, 동료 해병들에 대한 충성심은 우리가 군대에서 존중하고 증진해야 하는 가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레이머 씨가 퍼플허트 훈장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퍼플하트 훈장은 전쟁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 혹은 부상으로 인해 전쟁 이후 숨진 미군에게 수여되는 메달입니다.

크레이머 씨는 그 동안 네 차례 퍼플하트 훈장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수오지 의원에 따르면 미 해군은 1951년 3월 퍼플하트 신청 자격이 되는 부상 종류에서 동상을 제외시켰습니다.

크레이머 씨가 퍼플하트 훈장을 받도록 하기 위한 수오지 의원의 노력은 3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오지 의원은 이날 크레이머 씨에게 퍼플하트 훈장을 수여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보냈습니다.

지난달 7일에는 대통령이 크레이머 씨에게 퍼플허트 훈장을 수여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크레이머 씨는 22살의 나이에 해병대 상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했습니다.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손과 발에 심각한 동상을 입었고 현재도 이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수오지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크레이머 씨가 장진호 전투 당시 영하 25도의 혹독한 추위에서 동료 군인들과 열흘 동안 대피소 없이 적의 사격을 피하기 위해 눈 속에 묻혀있었다는 겁니다.

이후 크레이머 씨는 이어진 후퇴 과정에서 몸이 완전히 얼어붙은 동료들을 업고 퇴각했고 안전한 캠프로 돌아왔을 때는 손과 발이 동상으로 검게 변해 있었다고, 수오지 의원은 전했습니다.

크레이머 씨는 동상으로 인한 부상이 너무 심해 총상을 입은 군인들보다 앞서 일본 병원으로 후송됐고, 40%의 장애로 인해 해병대를 의병 제대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오지 의원은 크레이머 씨가 당시 ‘얼어붙은 장진’으로 알려진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군과 영하의 기온이라는 치명적인 두 개의 적과 동시에 싸웠다”며, “그는 퍼플허트 훈장이 상징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