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사이에서 대외정책에 대한 우선순위가 주로 이용하는 뉴스 매체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같더라도 소비하는 뉴스 매체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는 겁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도 주로 이용하는 뉴스 매체에 따라 대외정책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우익(right-leaning)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뉴스 매체만 소비하는 그룹은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 보호와 불법이민 축소, 미국의 군사적 우위 유지가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94%, 89%, 85%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 내 나머지 그룹에서 이 같은 현안들이 대외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83%, 57%, 59%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앞서 발표된 대외정책 우선순위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은 민주당 지지층과 달리 전통적 안보 문제와 이민 제한을 최우선으로 꼽았는데, 이런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는 겁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은 중국과 북한, 이란 문제를 대외정책의 주요 과제로 꼽은 반면,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세계 기후변화를 꼽았습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소비하는 뉴스 매체에 따라 대외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한 견해가 달랐습니다.
좌익(left-leaning)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주요 뉴스 매체만 이용하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세계 기후변화가 대외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84%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 내 나머지 그룹 가운데 세계 기후변화를 최우선시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6%에 그쳤습니다.
이들 그룹에서는 가장 많은 71%가 미국인 일자리 보호를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로 꼽았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월 1일부터 7일까지 미국 성인 남녀 2천5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분석됐습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조사에 포함된 주요 8개 뉴스 매체 중 ‘폭스 뉴스’와 이 뉴스 채널의 라디오 대담을 우익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매체로 분류했습니다.
나머지 ‘ABC’, ‘CBS’, ‘NBC’ 방송과 같은 전국 TV 방송과 ‘CNN’, ‘MSNBC’, ‘NPR’ 방송,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좌익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매체로 분류됐습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 대외정책에서 국제적 협력에 대한 견해도 소비 뉴스 매체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 미국이 동맹국의 강한 반대에도 국익을 따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우익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뉴스 매체만 소비하는 그룹에서 67%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그룹에서는 44%에 그쳤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한 비율은 좌익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뉴스 매체만 소비하는 그룹에서 8%, 나머지 그룹에서 24%로 역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견해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 모두에서 우익 혹은 좌익 성향의 독자나 시청자를 가진 뉴스 매체만 이용하는 그룹의 경우 나머지 그룹보다 덜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